2013-09-04

연명의료 결정에 대한 여론조사

지난 7월 31일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신이나 가족의 결정에 따라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권고안을 확정하고 정부에 특별법 제정을 권고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국갤럽이 8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208명을 대상으로 알아봤습니다.

연명의료 결정(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여론조사
→ 연명의료 결정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다운로드(PDF)

조사 개요
- 조사기간: 2013년 8월 26~29일(4일간)
- 표본추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
-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208명
- 표본오차: ±2.8%포인트(95% 신뢰수준)
- 응답률: 16%(총 통화 7,466명 중 1,208명 응답 완료)
- 의뢰처: 한국갤럽 자체조사

조사 내용
- 가족 동의 하의 연명의료 결정에 대한 찬반
- 본인이 회생 불능일 경우, 연명의료 결정에 대한 의견
- 배우자 또는 부모가 회생 불능일 경우, 연명의료 결정에 대한 의견

조사 결과

● 가족 동의 하의 연명치료 중단, ‘찬성’ 78% vs. ‘반대’ 17%

최근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권고안을 최종 확정했다. 생명윤리위는 의사 2인 이상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급속히 임종 단계에 접어든 임종 환자에 대해 환자의 명시적 의사표시가 있거나 명시적 표시가 없더라도 가족 2인이 환자의 뜻에 대해 일치하는 진술을 할 때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한편, 김성덕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은 8월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연명치료 중단’이라는 용어를 ‘연명의료 결정’으로 통일해 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원회의 권고 사항이 일반 국민들에게는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부득이하게 2009년 7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존엄사’ 대신 채택한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이번 조사를 진행했음을 미리 밝힌다.

한국갤럽이 지난 8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208명에게 가족이 동의하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찬성’은 78%, ‘반대’는 17%였으며, 5%는 의견을 유보했다.

모든 응답자 특성에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더 많았다.
찬성 의견은 특히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80% 이상으로 높은 반면,
20대에서는 찬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67%, 반대 의견은 30%에 달했다.

종교별로 보면 불교인(260명)의 82%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찬성했으며 개신교인(292명)의 74%, 천주교인(126명)의 76%, 종교가 없는 사람들(525명)에서는 78%가 찬성했다. 이러한 차이는 불교인에 상대적으로 고령자가 많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어서 이 사안에 대한 종교별 견해 차는 크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 나 자신이 회생 불능일 경우, ‘연명치료 중단 원한다’ 87% vs. ‘그렇지 않다’ 8%

본인이 회생 불능 상태일 때 연명치료 중단을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연명치료 중단을 원한다’가 87%, ‘그렇지 않다’가 8%였으며 5%는 의견을 유보했다.

모든 응답자 특성에서 공통적으로 본인의 연명치료 중단을 원한다는 의견이 80%를 넘었다.




● 부모·배우자가 회생 불능일 경우, ‘연명치료 중단 원한다’ 61% vs. ‘그렇지 않다’ 26%
- 본인 상황과 가족 상황에 대한 입장 차이 커


본인이 아닌 다른 가족, 즉 부모 또는 배우자가 회생 불능 상태일 때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연명치료 중단을 원한다’가 61%, ‘그렇지 않다’는 26%였으며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본인이 회생 불능일 때는 열 명 중 아홉 명(87%)이 연명치료를 중단하겠다고 답했으나, 회생 불능 상태에 처한 가족에 대해서는 열 명 중 여섯 명(61%)만이 연명치료를 중단하겠다고 밝혀 본인 상황과 가족 상황에 대한 입장 차이가 컸다.

같은 상황이더라도 본인으로 인해 가족이 받을 고통은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 그러나 내 가족은 곁에서 하루만이라도 더 살아 숨쉬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 타인의 생사를 가르는 선택권 행사에 대한 부담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30대 이상에서는 부모 또는 배우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하겠다는 의견이 더 많았고
특히 50대(77%)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20대에서는 가족의 연명치료 중단을 ‘원치 않는다’가 47%로 ‘원한다’ 40%보다 더 많았다.

우리 국민 다수는 본인과 가족이 연명의료 선택권을 갖는 데 공감하지만 이에 대한 특별법이 제정되더라도 환자 본인이 사전 의향을 밝히지 않은 경우 가족의 합의만으로 연명의료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으로 장기 기증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높아진 바 있다. 당시 한국갤럽 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78%는 장기 기증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장기기증 서약 캠페인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연명의료 결정에 대해서도 본인이 건강할 때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족 대리 결정으로 인한 부담과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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