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안 발표를 계기로, 한국갤럽은 9월 26일 우리나라의 경제·복지 정책 방향에 대한 여론을 알려드린 바 있습니다.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132호(2014년 9월 4주)
한편, 최근 내한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촉발한 '부의 불평등(빈부 격차)' 문제 또한 화제가 됐는데요. 오늘은 우리 사회 빈부 격차 문제의 심각성, 빈곤의 원인,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한 과세 등에 대한 인식과 1980년대 이후 한국갤럽이 추적 조사해 온 한국인의 주관적 생활수준 변화 추이를 전해드립니다.
빈부 격차에 대한 인식 조사
→ 조사 결과 파일 다운로드(PDF)
조사 개요
- 조사기간: 2014년 9월 23~25일(3일간)
- 표본추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
-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1명
-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 응답률: 15%(총 통화 6,566명 중 1,001명 응답 완료)
- 의뢰처: 한국갤럽 자체 조사
조사 내용
- 우리나라 빈부 격차의 심각성
- 빈곤의 원인: 개인의 노력 부족 vs. 환경
-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 두 배 이상 세금 부담 의향
-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 부자들에게 두 배 이상 과세 찬반
- 피케티의 누진적 부유세 주장에 대한 찬반
- 주관적 생활수준: 1980년대 이후 추이
조사 결과
● 한국인 열 명 중 아홉 명, '우리나라의 빈부 격차 심각하다'
- 지난 30년간 큰 변화 없어: 1985년 85%, 1999년 93%, 2014년 86%
한국갤럽이 2014년 9월 23~25일(3일간) 전국 성인 1,001명에게 현재 우리나라의 빈부 격차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라고 보는지 물은 결과, '매우 심각하다' 56%, '어느 정도 심각하다' 30%로 한국인 열 명 중 아홉 명(86%)이 '심각하다'고 봤으며 12%는 '(전혀+별로) 심각하지 않다'고 답했고 2%는 의견을 유보했다.
◎ 우리 사회 빈부 격차 문제에 대해서는 1985년에도 한국인의 85%가 '심각하다'고 답한 바 있고, 1999년에도 그 비율이 93%로 나타나 지난 30년간 큰 변화는 없었다. 단, IMF 구제금융 시기였던 1999년에는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이 76%에 달해 당시 경제 상황의 어려움이 반영됐다.
◎ 성, 연령, 지역, 직업 등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빈부 격차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는 입장이 우세하며, 특히 생활수준이 낮을수록 그 정도가 강했다('매우 심각하다' 상/중상층 43%; 하층 65%).

● 빈곤의 원인: '환경' 65% > '개인의 노력 부족 때문' 30%
- 1990년에 비해 '환경'을 빈곤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 늘어
빈곤의 원인에 대해서는 ‘노력해도 환경때문에 어쩔 수 없다’ 65%, ‘자신의 노력 부족 때문에 가난한 경우가 더 많다’는 응답이 30%였으며 5%는 의견을 유보했다.
◎ 1990년 조사에서 '환경' 52%, '개인 노력 부족' 38%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 사반세기 동안 환경, 즉 사회 구조적 문제를 빈곤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늘었다.
◎ 전 세대에서 대체로 빈곤의 원인이 '환경'에 있다고 보는 입장이 우세했고, 특히 2040 세대는 70% 내외가 그렇게 봤다. 반면, '개인 노력 부족' 때문이라는 응답은 40대에서 22%로 가장 적었고 5060 세대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약 40%로 나타났다. 즉 개인의 경제 상황을 평가할 때 젊은이들은 부모의 재력이나 가정 환경을 중시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의 노력과 책임이 차지하는 비중을 더 크게 봤다.

●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 두 배 이상 세금, '낼 수 없다' 75% > '부담하겠다' 22%
- 1990년 '낼 수 없다' 응답 63%에서 12%포인트 늘어
만약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내야 한다면 받아들이겠는가 하는 질문에 75%는 '받아들일 수 없다', 22%는 '받아들이겠다'고 답했으며 3%는 의견을 유보했다.
◎ 1990년 조사에서 두 배 이상 세금을 '낼 수 없다' 63%, '부담하겠다' 26%였던 것과 비교하면, 반대 의견이 12%포인트 늘었다. 다시 말해 빈부 격차 심각성에 대해서는 과거와 현재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문제 해결을 위해 세금을 더 내는 등 개인의 희생을 감내하겠다는 사람은 감소했다.

● 빈부 격차 해소 위해 부자들에게 두 배 이상 과세, '찬성' 76% > '반대' 21%
부자들에게 세금을 두 배 이상 내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76%가 찬성, 21%가 반대했으며 4%는 의견을 유보했다. 즉, 빈부 격차 문제는 본인을 포함한 전 국민이 공동 분담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 다른 이와 나눌 만한 부가 있는 사람들의 몫으로 본 것이다.
◎ 빈곤의 원인이 '개인 노력 부족' 때문이라고 본 사람들(303명)은 68%, '환경 탓'으로 보는 사람들(646명)은 그보다 많은 81%가 부자들의 세금 부담 확대에 찬성했다.
◎ 참고로,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도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자산은 3억 1,495만 원(부채를 차감한 순자산은 2억 4,560만 원)이며 그나마도 부동산 자산에 70% 이상 편중됐다. 최상위 소득계층(5분위)의 가구 평균 순자산은 6억 756만 원, 최하위 소득계층(1분위) 가구 평균 순자산은 8,917만원이었다.
→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가구자산
◎ 2014년 3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국인이 생각하는 부자의 자산 규모는 평균 25억 원이며(상하위 5% 절삭 평균 기준, 1993년에는 평균 13억 원) 절반 가량인 45%는 10억 또는 그보다 적은 돈을 가진 사람도 부자로 보고 있다(1993년에는 75%). 한편, 부자들에 대한 인식은 별로 좋지 않았다. 한국인 세 명 중 두 명(66%)은 '존경할 만한 부자가 많지 않다'(vs '많다' 19%), 63%는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번 부자가 더 많다'(vs. '노력/능력' 23%)고 답했다.
→ 2014년 3월 24~27일 부자에 대한 인식 조사: 1993년/2014년 비교


● 소득 상위 1% 부자들에게 최고 80% 과세, '찬성' 47% vs. '반대' 46%
최근 내한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빈부 격차,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소득 상위 1% 부자들에게 최고 80%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하자는 주장으로 화제가 됐다. 이러한 누진적 부유세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찬반 격론이 벌어졌다. 우리 국민 역시 찬성 47%, 반대 46%로 찬반이 양분됐다.
◎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별로 봐도 일정한 경향성보다는 찬반이 엇갈린 가운데, 생활수준 중상층 이상은 반대가 50%를 상회(찬성 42%)했고, 중하층 이하는 찬성이 50%를 웃돌아(반대 38%) 대조를 이뤘다. 또한 빈곤의 원인이 개인에 있다고 보는 사람들은 반대가 우세했고, 환경 탓으로 보는 사람들은 찬성이 많았다.
◎ 선행 질문의 '부자에게 두 배 이상 과세'에 대해서는 찬성이 76%였던 것에 비하면 의외의 결과다. 부자 증세에는 찬성하지만, '소득 상위 1%, 80% 과세'라는 조건은 지나치다고 여겨 한 발 물러났을 수도 있다. 실제로 피케티의 주장은 여러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분분하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피케티 주장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 어느 정도 부자 증세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한국인의 주관적 생활수준, (상/중상):(중):(중하/하)=1:4:5
- 고령층일수록 중하/하층 비중 높아: 20대 34%, 60세 이상 59%
2014년 1월부터 9월까지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조사 응답자 37,977명에게 우리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상, 중상, 중, 중하, 하의 다섯 단계로 나눈다면 본인은 어디에 속하는지 물은 결과, 11%는 상/중상층, 40%는 중층, 47%는 중하/하층이라고 답했으며 2%는 의견을 유보했다.
◎ 올해 월별 통합 결과에서도 얼마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상/중상층, 중층, 중하/하층의 비중은 1:4:5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1985년, 2012년, 2013년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문민정부 초 호황기였던 1994년은 중층이 53%로 많았으며, IMF와 닷컴 버블 붕괴 직후인 2003년과 세계 금융 위기 상황이던 2008년에는 중하/하층이 55%까지 증가한 바 있다.
◎ 생활수준 인식은 세대별 차이가 컸다. 중층 이상은 저연령일수록(20대 64%; 60세 이상 36%), 중하층 이하는 고령층일수록(20대 34%; 60세 이상 59%) 많아, 최근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대두되고 있는 '노인 빈곤층' 문제의 심각성이 엿보였다. 한편 다른 세대에 비해 20대에서 생활수준 중층 이상이라는 응답이 두드러지게 많은 이유는, 20대 다수가 부모 세대와 동거 중인 미혼으로 생계를 책임지는 입장이 아니며 그 중 절반 이상은 학생 신분으로 실제 사회경제적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에 대한 체감 정도가 덜하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 응답자 특성표 - 조사완료/목표할당 사례수 병기 안내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은 지난 지방선거 기간 중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이하 '공심위')의 권고로 매주 조사 진행 내역과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를 공심위 홈페이지에 등록하고 교차집계표에 조사완료 사례수와 목표할당 사례수를 병기했습니다. ◎ 한국갤럽은 조사 내역에 대한 상세 정보 제공 차원에서 계속 조사완료/목표할당 사례수를 병기하고 있는데요, '조사완료 사례수'는 실제 응답 완료된 인원, '목표할당 사례수'는 주민등록인구 통계 기준으로 가중 처리한 인원입니다. ![]() ● 여론조사 결과 보도 시 주의를 부탁 드립니다. 조사 시기, 조사 방법, 질문 문구가 다른 여러 조사회사의 조사 결과를 아무런 검토 없이 단순 비교 제시하는 것은 잘못된 보도이고 독자들에게 더 큰 혼란만 줄 뿐입니다. 정밀 저널리즘(precision journalism)은 많은 수치를 나열하기보다 여론조사의 옥석(玉石)을 가려 보도하는 데서 시작됨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한국조사연구학회 보도지침: 여론조사 보도에서 언론인이 던져야 할 20가지 질문 ● 한국갤럽은 ARS(자동응답) 조사를 하지 않습니다. 최근 한국갤럽을 사칭한 ARS(자동응답) 조사 전화를 받으셨다는 제보가 있습니다만, 한국갤럽은 지금까지 ARS 조사를 실시한 바 없으며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드립니다. 한편, 한국조사협회(KORA: KOrea Research Association) 소속 41개 전체 회원사는 2014년 7월 14일 국가주요정책 수립에 이용되는 여론조사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ARS 조사를 수행하지 않는다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한국조사협회의 신은희 회장은 "그 동안 ARS 조사가 엄격한 방법론에 따른 여론조사와 구분 없이 인용되어 왔다"며 "일반 대중에게 많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여론조사에 ARS가 활용되거나 인용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래 전문을 첨부하오니, 향후 조사의 활용이나 인용 보도 시 참고해 주십시오. → 한국조사협회 홈페이지 → ARS 여론조사 관련 한국조사협회 결의안 보도자료 전문(2014) → 한국통계학회 ARS 조사방법에 대한 공식 의견(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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